서전 우서 고요모 7장 천총명 - 사람이 곧 하늘
天聰明이 自我民聰明하며 天明畏가 自我民明威라 達于上下하니 敬哉어다 有土아 <서전(書傳) 우서(禹書) 고요모(皐陶謨) 7장 천총명(天聰明)> 하늘이 밝게 듣고 보는 것이 우리 백성이 밝게 듣고 보는 것으로부터 하며, 하늘이 선한 자를 드러내고 악한 자를 두렵게 하는 것이 우리 백성이 드러내고 두렵게 하는 것으로부터 하는 것입니다. 상하에 통달하니 공경할지어다 땅 있는 제후들아! |
註
天之聰明이 非有視聽也요 因民之視聽하여 以爲聰明하며
天之明畏 非有好惡也요 因民之好惡하여 以爲明畏라
하늘이 밝게 듣고 보는 것은 (실제로) 보고 들음이 있는 것이 아니고,
백성이 보고 듣는 것을 따라서 밝게 듣고 보는 것이며,
하늘이 (선한 이를) 드러내고 (악한 이를) 두렵게 하는 것은 좋아하고 미워함이 있는 것이 아니고,
백성이 좋아하고 미워하는 것을 따라서 (선한 이를) 밝게 드러내고 (악한 이를) 두렵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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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을 읽다가 올려 본다.
유가에서 하늘의 뜻은 곧 민심을 가리킨다고 하는데,
경전에서 그 직접적인 표현을 확인할 수 있으며,
주에서는 그 의미를 더 정확히 풀어 놓았다.
하늘은 눈과 귀가 있는 어떤 생명체인 것이 아니라, 백성들의 눈과 귀를 대변하는 존재이다.
하늘은 어떤 인격을 가진 절대자가 아니라, 민심이 발현된 것이며,
그러므로 하늘이 내린 천자는 백성에게서 인정받아야 진정한 군주라고 할 수 있다.
천자가 천자답지 못하면 천명은 언제든 그를 떠나 다른 이에게 향할 수 있는데,
그 천명이 곧 민심이다.
다른 종교에서처럼 하늘의 뜻은 알 수 없는 것이 아니고, 형이상학적인 그 무엇도 아니다.
유학은 이처럼 인본주의적인 철학이라는 점에서 건조하면서도 매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