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서간첩 - 1585년 1월 13일>
예는 생략합니다. 상중에 병으로 눈까지 흐려 인사를 모두 끊었습니다. 예사의 편지도 모두 이미 그만두었는데, 하물며 거리가 천리나 멀리 떨어져 있으니 안부 묻기를 기댈 곳이 없었습니다. 한결같은 마음이 여전히 매여있으나(그리워하였으나) 다만 스스로 마음에 슬퍼할 뿐이었습니다. 생각지 못하게 하인이 와서 삼가 별지로 위문하심을 받았습니다. 편지를 다시금 열어 글을 보니, 대면하여 이야기 나눈 것만 같아 어찌나 위안이 되었는지요! 또한 살펴보니 여러 해 전부터 정양하시어 건강이 더욱 나아지셨다하니 기쁨이 솟는 것을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부의로 각종 물품들을 보내주시어 이처럼 넉넉히 도와주셨으니 은혜에 깊이 감사하여 보답할 바를 알지 못하겠습니다. 순신은 우매하고 완고하여 구차히 연명하며 세해를 맞았으니 천지에 부르짖어 다만 홀로 피눈물을 흘릴 뿐입니다. 장사지낸 산소가 가까이에 있어 마음이 조금이나마 위안이니, 이로부터 죽어도…한이 없을 것입니다. 남쪽을 바라보니 아득하여 호소할 데가 없습니다. 未知此失(모르겠습니다만, 이번을 놓지면) 다시 만날 때가 언제쯤일런지요? 생각하니 지극히 슬프고 마음이 약해집니다. 병으로 인해 겨우 흘려 썼습니다. 예를 갖추지 못합니다. 다만 체후를 보전하시어 멀리서 바라는 기대에 부응하여 주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삼가 헤아려주시기를 바랍니다. 황망하여 조리 없이 씁니다.
현 감역 좌전
1585년 1월 13일 죄인(喪中) 이순신
(원문)
省式 罪疚病瞀 屛絶人事 尋常書尺
固已廢矣 況地隔千里 信問無憑 一念尙
係 只自哀感于中 料外伻來 伏承別紙
慰問 披復辭意 如獲面唔 慰浣當如何(?) 且
審年來
靜養益勝 欣聳尤不可勝喩 賻貝+義各
種 若是優助 感德良深 莫知所報 舜臣
冥頑 苟延歲改 叫號天地 只自血泣
而已 葬山便近 情理粗愜 自此死■
可以無恨矣 南望査然 無由號訴 未
知此失(?) 其有再逢於何時耶 思之哀惿萬
萬 病伏艱草 不備 只祝
崇護以副遠望 伏惟
尊照 荒迷不次
玄監役座前
乙酉正月十三日 罪人 李舜臣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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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3년 부친상을 당한 이후 삼년상을 치르던 중 보낸 편지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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